문득, 제주도 - 1일차 - 그냥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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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제주도 - 1일차

백수는 갑자기 티켓을 끊고 갑자기 출발할 수 있습니다

  • 며칠 전에 가만히 생각하다가, 제주도 가는 비행기 티켓을 끊었습니다.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아마도 이번 주가 대학생들 시험기간이고, 더 추워지기 전에 가는 게 좋지 않을까? 싶어서 충동적으로 끊은 것 같아요.
  • 저는 집이 천안이라서 청주공항에서 제주공항으로 가는 편도를 끊었는데, 오후 4시 비행기 가격이 2만 3백 원 나오더군요. 너무 싸서 감동받았습니다.
  • 제주에서 돌아올 때는 포항에서 일이 있어서, 제주 공항에서 포항 공항으로 가야 하는데 이때 가격은 10만 원이 나왔죠 후우. 부산이나, 다른 공항으로 간다고 해서 특별히 싸지지는 않고요, 싼 가격에 비행기를 타고 싶다면, 오전 8시 30분 정도에 제주도에서 출발하는 비행기를 타면 가능합니다. 근데, 그럴 바에는 그냥 전날 숙소 값을 비행기 값에 넣어서 밤에 가는 게 낫지 않나, 싶습니다.

이제 잘 곳을 찾습니다

  • 일반적인 사람들은 여행 계획을 세우고, 그 계획에 맞춰서 잘 곳을 정합니다. 그러나, 저는 딱히 여행 계획이랄 게 없어요. 솔직히 제주도 예전에 자전거 여행하면서 웬만한 거 다 봤고, 그냥 바다 예쁜 곳에서 책이나 읽고 글이나 쓰면서 쉬려고 합니다. 제가 가고 싶은 숙소가 협재 해수욕장 근처에 있는데, 화요일은 예약이 꽉 차있고, 수/목에는 예약이 가능하다고 해서 예약해두었습니다. 즉 제주 공항에서 협재로 가는 길에 있는 숙소에서 화요일을 보내면 됩니다.
  • 두 가지의 선택지가 있습니다.
    1. 첫날은 피곤하고 도착하면 이미 저녁이므로 많이 움직이지 말고 제주 공항 근처에서 숙박을 하자.
    2. 첫날 피곤할 때 더 피곤한 것이 좋다. 첫날 확 이동해야 다음 날부터 제대로 된 여행을 즐길 수 있다.

2를 선택했으나, 1이 되었습니다

  • 제주공항에서 협재로 가는 길에 “애월”이라는 곳이 있습니다. 그러나 애월의 게스트하우스 들은 대부분 파티 중심의 게스트하우스이고, 숙박하는 사람들의 연령대도 대학생인 것처럼 보이더군요. 저는 쉬고 싶어서 온 것이므로, 파티 중심의 게스트하우스는 제외합니다. 따라서, “애월 게스트하우스 1인실”로 검색을 하면서 계속 찾아봅니다. 결과적으로 다음의 게스트 하우스를 “플랜비”, “아무렴, 제주”, “하티 게스트하우스”를 후보군에 올렸습니다만, 모두 예약이 꽉 차 있다고 하더군요. 다음에는 좀 미리 예약을 해서 다녀오면 좋겠습니다.
  • 따라서, 아무리 찾아봐도 적당한 게스트하우스가 나오지 않아서, 1을 결정했습니다. 어차피, 첫날은 힘들 테니까 좀 쉬고, 다음날 부지런하게 다니자, 는 결론이 내려졌죠.

그래서, 현재의 게스트하우스에 와 있습니다

  • 지금은 묵고 있는 곳은 월랑마을 쪽 게스트하우스입니다. 제주공항에서 버스로 20분 정도 소요되는 지역이고 근처에 “신라스테이 제주”, “베스트웨스턴” 등이 있는 것으로 봐서는 제주시의 나름 번화가인 셈이죠. 아무튼 그런 곳에 있고, 게스트하우스지만 저는 1인실을 쓰고 있습니다. 나이를 먹으면 그래요. 사람들이랑 이야기하는 것보다는 수동적으로 혼자서 방에서 이렇게 글이나 쓰게 되죠.
  • 아무튼, 이 게스트하우스는 매우 조용합니다. 매우 조용한데, 문을 열 때마다 삐걱거려요. 시설이 깔끔한 것 같지만, 사실 또 올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덕분에 여기서 조용하게 하루 종일 글을 쓰게 되었다는 것은 어찌 보면 이 게스트하우스의 강점일지도 몰라요. 약간, 군대 외출 나왔다가 들어오는 기분이기도 합니다.

일단 저녁을 먹으러 갑니다

  • 그래도, 처음에는 사람들과 함께 만나서 소주 한 잔을 하는 상상을 하기는 했습니다. 여행지의 즐거움이라는 것이 사실 그렇게 만나서 이야기하고 추억을 쌓는… 음, “추억을 쌓는”이라는 표현 너무 올드하지 않나요? 아무튼. 그런 생각을 했는데, 보통 그런 일을 잘 일어나지 않죠. 사실 뭘 먹을지도 생각을 하지 않고 온 터라, 고민하다가 일단 근처의 적당한 밥집을 찾아봅니다.
  • “오일장 미옥이네”, 라는 게스트하우스 바로 앞에 있는 곳이 괜찮다고 해서, 일단 가서 몸국을 시켜 봅니다. 몸국… 어감이 안 좋아서(Body Soup 같잖아요?), 고민을 좀했는데 찾아보니, 미역국이랑 유사한 맛이라고 하더군요. 그럼 괜찮겠네 싶어서 시켜먹고, “와 진짜 맛있다”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적당히 짜고, 적당히 맵고, 해조류 특유의 식감이 너무 좋아서 바닥까지 싹싹 긁어먹었습니다. 다음에 오면 또 먹을 거예요. 와 진짜 친구랑 왔으면 묵국에 소주 2병은 비웠을 것 같아요.

이제 커피를 한 잔 하러 갑니다

  • 원래는, 밥 먹으면서 소주를 한잔 할까도 고민했었는데 혼자 먹으면 그다지 재미도 없고, 숙소가 조용한데, 술 취한 모습으로 들어가는 것도 별로 모양새가 안 좋고 해서, 그냥 참았습니다. 그 외로도, 제가 요즘 어쩌다 보니 술을 잘 안 먹고 있거든요. 할 일들이 많기도 해서.
  • 아무튼 그래서 근처의 “카페 스물다섯”에서 “스물다섯 커피”를 시켜서 먹었습니다. 아주 달다구리 하고 크리미 한 라테를 촙촙 먹으며 브런치에 쓸 글들을 씁니다. 사실 원래의 목적이 제주도에 와서 글이나 잔뜩 쓰고 가자 였거든요. 그러니까, 잘 하고 있는 셈이죠.

마무리

  • 숙소로 돌아와서, 씻고 나니 10시 정도가 되었습니다. 혹시나 싶어서, 안에서 술을 마시는 사람들이 있나 싶었지만, 이 곳은 그런 곳이 아니네요. 그래도, 맥주 한 캔 정도는 하면 좋았겠다 싶죠. 먹을까 말까 계속 고민하다가 그냥 자기로 했습니다. 아 그래도 마른 오징어랑 소세지 정도로 야식은 먹었습니다.

내일 계획

  • 없습니다. 막연하게, 고등어조림과 갈치조림을 먹고 싶고 오늘 먹은 “오일장 미옥이네”에서 멸치국수를 먹고 싶습니다. - 그러므로, 우선 “오일장 미옥이네”에서 멸치국수를 아침에 먹고, 이후에는 고등어조림을 먹으러 가면 되겠군요. 흠, 그런데 협재까지 움직이는데 약 1시간 반이 걸려요. 그냥 일어나서 밥 먹고 바로 협재로 움직이면서 생각하는 게 더 좋을 것 같네요. 저는 차가 없고, 짐이 많다 보니까 그냥 숙소에 짐을 박아두고 근처로 움직이는 것이 훨씬 좋은 것 같아요.
  • 아무튼, 내일은 나와서 근처에서 밥을 먹고, 스타벅스에서 커피를 먹으면서 점심 먹을 것을 고민을 좀 해보다가, 먹거나, 버스를 타고 협재로 갈 것 같습니다 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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