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오펀, 천사의 비밀” - 정말 영화는 영화일뿐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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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펀, 천사의 비밀(Orphan)

  • 밤에 자려고 누웠다가, 영화를 보기 시작했습니다. 예전에 여자친구가 재밌다고 그리고 무섭다고 했던 기억이 나서, “오펀, 천사의 비밀”을 선택했죠.
  • 솔직히 좀 무서워하면서 봤어요. 저는 진짜로 공포 영화 무서워하지 않고 잘 보는 편인데 이 영화는 진짜 무서워하면서 봤습니다. 저의 경우 무서움의 기준이 “그것이 얼마나 현실에서 실현 가능하냐”에 근거하고 보통의 귀신/좀비 영화들은 다 거짓말이니까 별로 무섭지 않아요.
  • 다만, 이 영화의 경우, 꽤 현실에서 있을 법해서 무섭죠. 즉, 저에게 가장 큰 공포는 보통 “네이트 판에 올라오는 이야기들”과 “부부클리닉: 사랑과 전쟁”입니다. 물론 저는 동시에 이런 이야기를 보는 것을 즐기는 길티플레저가 있기도 해요. 말하고 보니 좀 변태 같습니다.
  • 아무튼, 이 영화는 “한 아이가 집에 입양된 뒤 집에서 벌어지는 무서운 일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이야기가 전개되는 와중에 가족들의 행동이 “어쩜 저렇게 멍청할 수 있지!”싶지만, 딱히 개연성을 해치지는 않습니다. 현실에서 그럴 법 하거든요. 사실 우리가 “부부클리닉: 사랑과 전쟁”과 같은 이야기를 볼 때도 “아니 도대체 어쩜 저렇게 멍청할 수 있지!”싶죠. 같은 맥락이라고 봅니다. 비슷한 영화로는 한국영화 “올가미”와 임필성 감독의 단편인 “보금자리”를 꼽을 수 있습니다.
  • 다만 영화 자체의 재미를 떠나서 아쉬운 것은 “이 영화의 모든 내용이 허구”라는 것을 명확하게 알리지 않은 것이죠. 이후 발매된 DVD에서는 “이 영화는 실화가 아니다”라는 것을 영화 시작 전에 집어넣었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이 영화를 실화로 알고 있습니다.
  • 이 영화는 “입양의 무서움”, “집에 낯선 자를 들이는 것의 위험함”을 근거에 두고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그 공포가 없으면 이건 전혀 무서운 영화가 되지 않죠. 즉, 제가 이 영화를 보면서 느꼈던 공포는 “이 영화가 만들어낸 새로운 공포가 아니라, 제가 현실에서 가지고 있는 어떠한 종류의 공포”에 근거헤서 기능한 것이죠.
  • 이제, 현실을 봅시다. 현실에서는 많은 아이들이 다른 가정으로 입양되며 행복하게 잘 살아가고 있죠. 이 영화는 그 부분에서 이 영화가 사회에 끼칠 영향에 대해서 무지했거나 알면서도 무시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영화 시작 전에 “This is not based on true story”라는 카피를 넣어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죠. 물론, 그 반대로 영화 <파고>의 경우 영화에서 벌어진 사건이 실제로 벌어진 사건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This is based on true story"라는 거짓말을 집어넣었습니다. 그리고 끝에는 아주 조그맣게 "The persons and events portrayed in this production are fictious"라고 집어넣죠.

Wrap-up

  • 저는, 영화 “조커”를 보고 난 뒤에도 비슷한 생각을 했었습니다. 영화 “조커”는 매우 잘 만들어진 영화이지만, 동시에 사회에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농후한, 나쁜 영화이기도 하죠. “이 영화가 개봉되었을 때 사회에 끼칠 영향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느냐?”라는 기자의 질문에 호아킨 피닉스는 아무 대답도 하지 못하고 당황한 채 잠시 자리를 떠났습니다. “영화는 영화일 뿐이다”라는 말은 잘못되었습니다. “영화를 영화로 남기기 위해서”라도 사람들은 좀 더 조심하게 영화의 영향력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 영화는 정말 그냥 영화일뿐인가요? 묻고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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