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Her 명대사 - Lesser Version
영화 Her 명대사 - Lesser Version
- 사실 저는 요즈음 약간의 허무함을 느끼면서 살고 있습니다.
- 사실 앞으로 다가올 삶들이 그다지 기대되지 않아요. 그냥 앞으로 살아온 삶들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제가 느낄 즐거움이 있고 새로움들이 있겠지만, 글쎄요, “이전에 경험하지 못했던”이 아닌, “이미 경험했던 것과 비슷한데 조금 덜한”정도의 즐거움들만 있는 것이 아닐까요.
- 2013년에 개봉한 영화
<Her>
에서도 비슷한 대사가 있습니다(한국에서는 “그녀”라고 개봉했죠).
Scene - Lesser Version
Theodore: Sometimes I think I have felt everything I’m ever gonna feel. And from here on out, I’m not gonna feel anything new. Just lesser versions of what I’ve already felt.
- 때때로, 나는 내가 앞으로 느낄 수 있는 모든 것들을 이미 느낀 것처럼 생각하기도 해.
- 그리고 앞으로는 어떤 새로운 것들도 느낄 수가 없을 것 같아.
-
아마도 내가 이미 느낀 혹은 알고 있는 것들의 약한 종류의 것들만을 느끼게 되겠지.
ever
: 좀 다양한 의미를 가지는데요. 1) “at any time”, 2) “continuosly”, “forever” 3) “very” 등의 의미들이 있습니다. 이를 한국어로 번역하면, 1) “언제라도”, 2) “앞으로도”, 3) “더” 정도가 적합하겠죠. 음, 저는 가능하면 해당 단어를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영어 단어나 표현을 찾아보려고 하는데, 이건 좀 적합한 걸 찾는 게 쉽지 않네요. ever가 포함된 문장의 의미는 “거의 발생하지 않는 혹은 어려운 종류의 것이다”정도의 의미가 가장 적합할 것 같습니다. 가령, 우리가 보통 “너 힘들지 않니?”라는 말을 “너 힘들지도 않니?”라고 하곤 하죠. 여기서 “도”는 영어에서의 “ever”와 비슷한 의미를 가지는 것 같습니다.ever going to
: 여기서 “ever”는 그저 강조하기 위해서 사용된 것으로 보여요. 사실 기존 문장에서 “ever”를 뺀 “I’m ever gonna feel”이라는 문장도 유사한 의미를 가지게 되니까요.from here on out
: “이제부터는”이라는 말입니다. 관용어라고 보시면 되고, “from now on”, “from this day forward”와 같은 의미를 가집니다.version
: 사실 버전은 거의 외래어죠. 그런데 보통 외래어이기 때문에 명확한 뜻을 설명하기 어려울 때가 있죠. 그래서, 정리해봤습니다. 캠브리지 영어 사전에서는 “a particular form of something that is slightly different from other forms of the same thing”이라고 합니다. “같은 종류의 형태인데 조금 다른 특별한 형태”라는 의미를 가진다고 하는데, 보통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많이 쓰이죠.- 한국 말로는 “판”이라고 쓰일 때고 있습니다. 가령 “해적(판)”으로 쓰이고는 하는데, 영 입에 안 붙기는 하네요.
Wrap-up
- 가끔은, 이런 고민의 깊이가 깊어져서 친구들에게 고민을 털어놓을 때가 있습니다. 저의 친구들은 대부분 이미 회사에 가있고 결혼을 한 친구도, 자식이 있는 친구들도 있습니다. 사람마다 고민은 조금 다르지만, 결은 비슷하죠.
- “야, 다들 그렇게 사는 거야, 돈 벌어서 효도하고, 그냥 사는 거지”
- “삶이 원래 그런 거야. 삶은 비어 있는 거라고. 우리는 그냥 태어나게 된 거고, 그냥 살고 있는 거야. 그 삶에 의미를 찾으려 하면 할수록 네가 수렁에 빠지게 돼. 사람들이 왜 종교에 빠진다고 생각해? 그게 다 삶에 의미가 없기 때문이야”
- “야, 네가 요즘 놀아서 그런가 보다. 회사 와, 그런 생각할 겨를이 없어. 그리고 결혼하고 애를 낳아봐 그때부터 또 다른 재미가 시작된다”
- 라고요. 무척 맞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 그러니까 사람이 놀면 안 됩니다. 놀면 잡생각이 듭니다.
- 네, 저는 지금 박사 졸업이 확정된 상황이고, 내년 초에 취업이 예정되어 있는 상황이어서, 12월 정도까지 약간 여유 있는 삶을 보내고 있습니다. 특별한 일 없이 놀고 있으면 사람은 머릿속으로 잡생각이 삐죽 튀어나오고는 합니다. 지금 본업이 없으니까, 삐죽삐죽 다른 생각들, 인간의 실존주의, 인간은 왜 사는가, 와 같은 거대 담론을 가져와서 머릿속을 채워 놓는 것이죠. 머리라는 건 그냥 끊임없이 배가 고픈 괴물과 같다는 생각도 합니다. 오랫동안 머리를 계속 쓰는 일을 해온, 특히 대학원 기간 동안에 뚜렷하게 그렇게 지내온 저는 쉬는 기간에도 그 머리를 계속 굴려내고 있는 것이죠.
- 사실 사람은 너무 쉽게 허무한 상태로 빠지고는 합니다. 지금 이렇게 브런치를 쓰고 있는 것도 지금까지 해온 것과는 조금 다른, 새로운 일입니다. 새로운 일과 경험은 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회사에 가면 새로운, 제가 경험하지 못한 다양한 일들을 하게 되겠죠. 그리고, 영 별로면 경험한 뒤에 그만두고 새로운 일을 시작해도 늦지 않습니다. 이렇게나 쉽고 단순한 일인데, 머릿속으로만 굴리면 모든 것들이 흐릿해 보이죠. 그러니까, 오늘 한 일과, 오늘 할 일에 대해서만 집중합시다. 하루살이도 살기 벅차면서 먼 미래를 미리 그려보는 것, 너무 자연스럽지 못한 흐름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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