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제주도 - 4일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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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제주도 - 4일차

숙취가 심합니다

  • 어제 술을 그렇게 먹었으니, 숙취가 심합니다. 사실 요즘의 저는 삶을 평안하게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술을 줄이는 게 필요하고, 특히 혼자서 술을 마시곤 하던 습관이 없어지는 것이 필요하죠. 이번 주말까지는 어쩔 수 없을 것 같기도 하지만, 술을 좀 줄여보겠습니다. 혼자 술 먹는 습관이 진짜 좋지 않으니까요.

쳌아웃과 책두권

  • 체크아웃을 하러 내려갑니다. 어제 방에 가져다 둔 책 두 권을 그대로 들고 내려가서, 1층에서 조금 읽어봅니다. “Favorite”이라는 매거진의 창간호는 “제주의 게스트하우스”를 다루었고, 당연히 “쫄깃쎈타”의 인터뷰도 있습니다. 꼼꼼히 보지는 않았지만, 제주에는 멋진 게스트하우스가 많은 것처럼 보입니다. 다음에 여유 있을 때 또 와서 좀 쉬고 가야겠습니다.
  • 그리고 이기주 작가가 쓴 “말의 품격”을 조금 읽다가 덮었습니다. 며칠 전에 책을 아무 곳이나 펼쳐서 어떤 부분을 읽었는데, 그 에피소드가 좋았거든요. 그래서 “일상에서 일어나는 말의 품격과 경험”에 대해서 작성이 된 줄 알았는데 제 예상과 조금 다르더라고요. “항우와 유방의 대결에서 유방이 이긴 이유”와 “유비가 덕장인 이유”로 “말의 중요성”을 이야기하는 도입부에서 조금 마음에 들지 않아서 덮었습니다. 저는 약간 사례를 단순화시켜서 이렇게 처리하는 거, 별로 안좋아하거든요.
  • 이제 다시 이동해야 하는데, 그 이동을 미룰 만큼, 책이 재밌지 않았거든요.

from해장국 to라떼

  • <쫄깃쎈타>를 나와서 밥을 먹으러 가기로 합니다. 원래 계획은 <담다>에서 보말칼국수를 먹는 것이었지만, 숙취가 심하므로 해장국을 먹기 위해 <삼일식당>을 갑니다. 그나저나 날씨가 정말 좋고, 햇빛이 쨍- 해서 바닷가로 가서 사진을 차차차차찰칵 찍었습니다.
  • 202번 버스를 타고 <삼일식당>으로 가서 해장국을 먹습니다. 뜨겁습니다. 아주 뜨거워요. 좋은 뚝배기를 쓰는지, 겨우 식혀 먹었습니다. 김치가 맛있고, 해장국은 칼칼하고 끝맛이 달달합니다. 뼈다귀해장국이 아니고, 콩나물과 배추, 수육 몇 점과 간이 들어간 해장국입니다. 우선 저는 간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빼고 먹었습니다. 보통 해장국류가 아주 매콤하기만 한데, 여기는 끝에 조금 달콤함이 남아서, 좋았습니다. 하여간 맛 표현 더럽게 못하네요 정말.

까페 유주 에서 커피와 다쿠아즈

  • 근처에 커피를 먹을 만한 곳이 있는지 찾아보다가, <까페 유주>라는 곳을 가기로 합니다. 건물이 정말 아름다워요. 가게 안에 소품들도 사장님이 섬세하게 하나하나 신경 쓰신 것 같아요. 흑당라떼와 다쿠아쿠라는 다쿠아즈 사이에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끼워 놓은 디저트를 먹습니다. 흑당라떼는 시중에서 파는 것처럼 달콤하지는 않고, 적당한 단맛이 있습니다. 숙취를 깰 겸 먹으려고 했던 것이라서, 좀 더 달콤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좀 아쉽네요.
  • 대신 다쿠아쿠가 달고 맛있군요 호호. 그리고 이 곳은 애견 동반 가능합니다. 그리고 가게 안에도 강아지가 한 마리 있는데 몹시 귀엽습니다. 다만, 저는 털 앨러지가 있고, 아까부터 조금씩 눈이 가려워지는 기분이 드는군요. 다른 곳으로 움직여야겠습니다.

공항 근처 제주미주호텔

  • 푸딩을 판다고 하는 <우무>를 갔습니다만, 가게가 작고 안에 테이블이 없더군요. 그래서 나왔습니다. 앞에 있는 정류장에서 버스를 타고, <제주미주호텔>로 갑니다. 조바심이 나서 조금 일찍 내려버렸고, 두 정류장을 걸어서 도착했습니다. 숙소는 호텔이라기보다는 모텔에 가깝고, 오래된 것 같았습니다. 그래도, 운이 좋게 1인실이 없어서 좀 더 넓은 방으로 업그레이드를 받았습니다만, 아쉽게도 따뜻한 물이 느리게 나오더군요. 잠시 쉬다가 점심을 먹으러 나왔습니다.

걷고 걸어서 다시, 커피

  • 늦은 점심을 먹어야 해서 주위를 돌아다녀 봅니다. 고등어조림을 먹으러, <좀녀마을뚝배기>를 향했지만, 도착하고 보니 5시까지 브레이크 타임입니다. 여기가 별점이 높아서 와서 먹고 싶었거든요. 그래서 고민을 하다가 다시 커피를 먹으러 왔습니다. 원래는 다른 곳을 가려고 했는데, 걷다 보니 예쁜 까페가 있어서 들어왔습니다.
  • <커피 순>이라는 까페에요. 아주 예뻐요. 그리고 제주도 여행을 하면서 조금 신기하다고 느끼는 것은, 힙한 까페에 할아버지들이 여유 있게 커피를 드시면서 이야기를 하는 장면입니다. 사실 제주도가 아닌 다른 곳에서는 늘 젊은 사람들이 까페를 가득 채우고 있으니까요. 아무튼 여기 직원에게 “혹시 근처에서 맥파이드래프트를 먹을 수 이는 곳이 있는지” 여쭈었는데, 잘 모르겠다고 합니다. 지도로 찾아봐도 없는 것 같네요. 그러고 보면, 아까 분명히 “혼자 술을 마시면 안 된다”는 이야기를 한 것 같은데 참 쉽게 잊어버리는군요 후.

전복뚝배기와 고등어구이

  • 아까 봐 둔 <좀녀마을뚝배기>로 가서 고등어조림을 먹으려고 했습니다만, 약간 사장님께서 양이 많다고 하시면서 만류하는 느낌이더군요. 그리고 약 20분 정도 소요된다고도 하셨습니다. 느낌이 옵니다. 아무래도 “고등어조림은 자신이 없으신가 보다”하는 느낌이 오죠. 리뷰에서도 뚝배기와 고등어구이는 괜찮다고 많이 하는데, 고등어조림을 드신 분은 없는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전복뚝배기를 시키고, 먹다 보니 양이 조금 모자랄 것 같아서 고등어구이도 시켰습니다. 전복 뚝배기는 꽤 맛있었습니다. 전복이 탱탱해서 좋았고, 저번에 먹은 <재암식당>에서 먹은 오분작뚝배기처럼 자잘한 모래들이 씹히지도 않았구요.
  • 그리고 조금 모자라서 고등어구이도 시켰습니다. 음, 고등어구이는 늘 그렇지만, 제가 아는 맛입니다. 뭐, 물론 고등어 구이가 획기적으로 맛있기는 쉽지 않죠. 다만 잘 구우셔서, 겉은 빠삭하고 속은 촉촉해요. 괜찮습니다. 그리고 그 외의 밑반찬들도 전반적으로 깔끔합니다.

다시 커피순 으로

  • 원래 계획은 <모퉁이옆커피>를 가는 것이었는데, 일찍 문을 닫은 것 같습니다. 인테리어가 마음에 들었는데 아쉬워요. 다시 <커피순>으로 와서 연유라떼를 먹으면서 일을 좀 했습니다. 그리고 잠시 후에는 삼치회를 먹으러 <추자본섬>에 가려고 합니다. 원래는 가지 않으려고 했는데, 여자친구가 반드시 <추자본섬>에서 삼치회를 먹으라고 하더군요. 저는 여자친구의 말을 잘 듣습니다 호호. 네 그래서 갔습니다.

삼치회와 포만감

  • <추자본섬>에 도착해서 삼치회 소 자를 시켰습니다. 6만원입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아까 저녁을 그렇게 배부르게 먹으면 안 되었어요. 삼치회도 양이 아주 많았는데, 간장게장, 맑은탕, 고구마튀김, 고등어구이, 등 소위 말하는 밑반찬이 끊임없이 나오더군요. 삼치회만 겨우 먹고 나머지는 많이 남겼습니다. 삼치회는 맛있기는 한데, 또 먹을지는 모르겠습니다. 조금 미묘한 맛인 것 같아요.

아쉬운 마음

  • 배가 너무 불러서 숙소 주위를 조금 걷다가 방으로 돌아왔습니다. 여행이 짧았다고 생각이 들었다가 화수목금 4일을 밀도 높게 잘 보낸 것 같습니다. 내일은 포항으로 갑니다. 내일과 모레는 워크샵이 있어서 바쁠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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