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hkb(해피해킹 키보드) 사용 후기 및 장단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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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hkb(해피해킹 키보드) 사용 후기

  • 얼마전에 해피해킹 키보드를 구매했습니다. 정확히는, 여자친구님에게 선물받았습니다 호호. 항상 감사드립니다.
  • 늘, 기본 키보드만 사용하다가, 처음으로 기계식키보드라는 새로운 세계가 있다, 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이 왜였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늘 프로그래밍 쪽과 가까운 일을 해왔기 때문에, 언젠가 손이 아파서 좋은 키보드가 필요해서 그랬었는지, 기계식 키보드 특유의 모양과 색깔(커스토마이징)이 좋아 보여서 그랬는지, 텐키리스의 컴팩트한 구조가 마음에 들었는지, 그 모든 것 때문이었는지 잘 기억나지 않습니다.
  • 아무튼, 대략 2013년부터 기계식 키보드를 사용해온 것 같은데, 해피해킹까지 총 3개(+맥북 키보드)를 사용해왔습니다. 해피해킹의 특성을 정리하기 전에, 지금까지 사용해온 키보드의 특성 및 장단점을 먼저 정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첫번째 키보드: Filco 마제스터치 텐키리스 키보드(갈축)

  • 처음 샀던 키보드는 Filco 마제스터치 텐키리스 키보드(갈축) 닌자각인이었습니다. 청축은 너무 시끄러워서 걸르고, 그나마 타격감이 좋고, 소리가 적다는 갈축을 샀습니다만, 갈축 또한 꽤나 시끄러워서 연구실에서 사용하기는 어렵더군요. 연구실에서 사용하다가 연구실 선배한테 한 소리 들은 기억이 스치네요 호호.
  • 유선이기도 하고, 시끄럽기도 하지만 제가 좋아하는 검빨, 북산의 색이어서 제가 애정하는 색깔의 키보드죠. 아무튼, 요새는 거의 사용하지 않습니다. 나중에 개인 윈도우 컴퓨터가 생기면, 연결해서 사용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두번째 키보드: 맥북 키보드

  • 사실 키보드는 아니지만, 맥북을 구매한 다음부터는 기계식 키보드를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보통의 기계식 키보드는 모두 윈도우에 적합하도록 설계되어 있기 때문에, 맥북에 연결했을 때 약간의 불편함이 발생하죠.
  • 뿐만 아니라, 맥북이 저의 주력 컴퓨터가 되면서부터는 오피스에서 공부나 연구나 코딩을 하는 것보다 스타벅스에서 시간을 보내는 일이 늘어났고, 맥북과 기계식 키보드를 모두 들고 다니기에는 꽤나 번거롭기도 하더군요. 이 즈음부터는 기계식 키보드는 거의 봉인되어 왔습니다.
  • 그리고 맥북 키보드는 흔히 보는 컴퓨터 키보드들 혹은 멤브레인 키보드들처럼 손가락이 아프지도 않아서, 딱히 기계식 키보드에 대한 필요성을 못 느끼기도 했죠.

세번째 키보드: Filco 마제스터치 텐키리스 키보드(저소음 적축)

  • 그렇게 몇 년을 보내다가, 졸업을 하게 되고 회사를 가게 되면서, 새로운 키보드의 필요성을 느꼈습니다. 회사에서 주는 키보드는 기본 멤브레인 키보드여서, 새로운 키보드가 필요했기 때문이죠. 이미 기계식 키보드가 있었지만, 갈축이어서 아무래도 시끄러울 것 같아서, 적축으로 새로 구매하기로 했습니다. 이것저것 알아보던 차에, 마제스터치의 텐키리스 키보드, 저소음 적축 버전을 새로 구매하였습니다.
  • 저소음 적축의 경우 적축에 비해서 좀 먹먹한 느낌이 있습니다. 조용하다고 해서 산건데 그냥 적축을 사도 될 뻔 했어요. 그래도 나름 쓸만하기는 한데, 아쉬운 건 각인이 한글 영어로 모두 되어 있어서 꽤 지저분해 보이는 느낌이 있습니다. 저는 맥북의 경우도 한글이 적히지 않은, 영어버전으로 구매했거든요. 그것 빼고는 그래도 나름대로 마음에 드는 편입니다.
  • 딴 얘기지만, 사고보니 드라마 “런온”에서 신세경이 사용하던 키보드랑 같더군요 호호.

네번째 키보드: HHKB(해피해킹) 무각인 검은색 버전(블루투스)

  • 구매한 해피해킹 키보드는 맥북과 연동해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매우 만족하고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는 제가 맥북을 사용해서 그렇기도 하고요. 만약 윈도우에서 해피해킹을 사용한다면, 만족도가 지금같지는 않을 것 같아요.
  • 다만, 해피해킹은 다른 키보드들과 다른 점이 많고, 잘 사용하려면, 몇 가지 설정 방법이 필요합니다. 따라서, 아래에는 해피해킹 키보드의 타 키보드와의 차이점과, 잘 사용하려면 무엇을 설정해야 하는지 등에 대해서 정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해피해킹 키보드의 특징

  • 해피해킹 키보드의 경우는 독특한 배열로 인해서, 다른 키보드를 사용하기 어렵습니다.
  • 일반 키보드에 비해서 키의 수가 적습니다. 일단 function 키가 없고, 방향키가 있는 칼럼도 없죠. 딱, 탭이 있는 칼럼에서 엔터가 있는 칼럼까지만 키가 존재합니다. 좋게 말하면 모든 키가 양손에서 다 닿을 수 있는 거리에 있습니다.
  • F1 ~ F12 까지의 펑션 키가 따로 존재하지 않습니다. function key를 사용하려면 FN를 누른 상태로 숫자 키를 눌러야 하죠.
  • ESC 키가 1 왼쪽에 있습니다. 원래 ~키가 있는 자리죠. 이 키보드는 vi 라고 하는 에디터에 최적화되어 있습니다. vi를 쓸때는 작성 모드를 변경하기 위해서 ESC를 자주 누르게 됩니다. 따라서, 자주 쓰는 키보드의 위치를 가까운 곳에 위치하도록 한 거죠.
  • Caps Lock Key자리에 Ctrl 키가 위치해 있습니다. 사실 캡츠락 키는 좀 쓸데없이 좋은 자리에 위치해 있습니다. 누를 일이 거의 없는데도 불구하고, 좋은 자리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이 자리에 ctrl을 위치시킨 것이죠. 처음에는 조금 낯선데, 쓰다보면, 오히려 더 편합니다. 다만, 맥북을 쓰는 경우에는 한영전환을 캡츠락을 사용해서 하죠. 즉, 캡츠락을 사용해서 한영전환을 하던 사람은, 그 위치에 ctrl이 와 있어서, 이걸 적용하는 게 쉽지 않죠. 맥북의 경우는 karabiner를 사용해서 ctrl 키에 한영전환을 적용할 수 있긴 하죠. 윈도우의 경우는 Auto Hot Key를 사용해서 적용하면 될 것 같습니다.
  • backspace자리에 \~가 위치해 있습니다. 그리고 기존 \ 자리에 backspace가 위치해 있습니다. backspace가 한 칸 내려와 있는 것이죠. 이것 또한, 적응되면 나름대로 편해지기는 합니다. 조금 더 가까워지는 느낌이 있죠.
  • 방향키가 없습니다. 따라서, FN키와 [;/’ 키를 조합하여 방향키를 사용해야 합니다. 저는 karabiner를 사용하여 ctrl + hjkl 키에 방향키를 조합하여 진행합니다.
  • 사실 3번째 키보드를 살때에도 해피해킹 키보드를 살까 말까 고민을 했었는데요, 아무래도 화살표가 없는 것이 꽤나 불편할 수 있을 것 같아서 고민 끝에 결국 구매하지 않았습니다. 또, 회사에서는 윈도우를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해피해킹과 잘 붙을지도 걱정되기도 했구요.

해피해킹 키보드의 장점

  • 들어보면 다른 키보드보다 조금 가벼운 것 같습니다. 사실 이건 그냥 키보드의 크기가 작아서 그런 것 같기도 해요.
  • 키보드가 컴팩트하고, 중요한 키들인(ESC, ctrl 등)의 키보드가 일반 키보드들에 비해서 손에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있어서, 손의 움직임이 상대적으로 작은 편입니다. 따라서, 손에 익으면 꽤나 효율적으로 타이핑을 할 수 있죠.

해피해킹 키보드의 단점

  • 방향키를 자주 사용하는 작업을 할때 꽤나 불편합니다. 방향키가 없고 사용하려면 FN 키와 다른 키를 조합하여 방향키를 입력해야 하죠. 가령 엑셀에서 한 칸 위의 셀로 움직이려면 보통 방향키를 사용하는데, 해피해킹에서는 그 단순한 작업을 수행하기 위해서 키를 매번 두 개 조합해야 한다는 것이죠. 이거 생각보다 상당히 빡칩니다. 따라서, 피피티나 엑셀을 사용할 때는 해피해킹 키보드의 장점이 좀 약화되는 기분이 있습니다. 그래서 저도 엑셀 작업을 해야 할때는 해피해킹을 사용하지 않고, 기본 맥북 키보드를 사용합니다.
  • 키를 타이핑하는 기분은 좋은데, 맥북 기본 키보드에 비해서 키를 치기 위해 움직여야 하는 손의 위아래 움직임이 좀 많은 편입니다. 그래서 오히려 손의 피로도가 좀 증가하는 기분은 있는데요, 이게 진짜 그런지는 좀 더 확인해 봐야겠네요.

해피해킹 키보드를 잘 쓰려면

  • 해피해킹 키보드를 잘 쓰려면, 다음과 같은 몇 가지 프로그램을 섞어서 쓰는 것이 필요합니다. 우선, 해피해킹 키보드는 vim 인터페이스를 쓰는데 최적화있기 때문에, 최대한 vim의 형식으로 쓸 수록 그 진가가 발휘되죠. 또한 최대한 마우스를 사용하지 않을 수록 더 속도가 빨라집니다.
  • vimium: vimium은 크롬과 같은 웹브라우저에서 vim 인터페이스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말합니다. 다른 키보드에서는 웹서핑을 할때 페이지 업 페이지 다운을 사용해서 위아래를 스크롤하고, 마우스로 뒤로 가거나, 옆의 탭으로 가거나 하는 인터페이스를 사용하는데, 해피해킹은 마우스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기 때문에, 이 모든 것을 키보드로 대신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려면, vimium을 사용해서 각 인터페이스에 맵핑되어 있는 키를 사용해서 해당 동작을 실행할 수 있죠. 사실 vimium은 해피해킹이 아니더라도, 가능하면 사용해 보세요. 개 편합니다 호호호.
  • vscode + vim: 각자 어떤 IDE를 사용하시는지는 모르나, 대부분의 유명한 IDE라면 해당 IDE를 사용할 때 vim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해주는 플러그인들이 존재합니다. 저는 주로 vscode를 사용하기 때문에, vscode에서 vim의 방식으로 사용할 수 있는 vim plugin을 설치하고 사용 중입니다. 다만 얘는 약간 적응하는 데 시간이 거립니다. 가령, vim 플러그인을 설치하고 나면, vs code에서 사용하는 클립보드와 외부(웹브라우저 등)에서 사용하는 클립보드가 분리되어, 웹브라우저에서 복사해서 vscode에 붙여 넣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이 있죠. 물론 setting.json에서 수정하면 되는 것이기는 하지만, 그런 자잘자잘한 불편한 점들이 꽤 있죠.
  • karabiner-elements: 맥북의 경우 기존에는 캡츠락 키를 사용해서 한영전환을 합니다. 그러나, 해피해킹은 캡츠락 위치에 컨트롤 키가 있기 때문에, 기본 한영전환이 되지 않죠. 따라서, 이 경우에는 ctrl + space 를 사용해서 매번 한영전환을 해야 합니다. 존나 불편하다 이거에오. 따라서, 가상키보드를 만들어서 새롭게 키를 매핑하는 것이 필요하죠. 저는 karabiner를 사용해서 아래 두 가지를 세팅했습니다.
    • ctrl + hjkl: 방향키. ctrl를 누르고, hjkl를 누르면 방향키가 먹히도록 설정했습니다. FN를 누르고 ;['/를 누르는 것보다 훨씬 편하죠.
    • ctrl: ctrl을 단독으로 누르는 경우 한영전환이 되도록 설정했습니다.

Wrap-up

  • 해피해킹 키보드에 대한 후기를 작성해 봤습니다. 저의 경우 꽤나 만족하면서 사용하고 있는데, vim이라는 관문만 넘어서면, 해피해킹 키보드가 손에 익어서 꽤나 만족할 수 있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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