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영화 <버드박스> 시청자 4500만 동원했다.버드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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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의 영화 <버드박스>가 시청자 4500만을 동원했다고 한다.버드박스>
- 씨네21의 기사를 참조했다. [넷플릭스 <버드박스>, 공개 첫주 4500만 동원했다.](http://www.cine21.com/news/view/?mag_id=92077)버드박스>
- 그럴 수 있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 라는 의구심이 드는 것 또한 사실이다. 해당 기사에 따르면 4500만명이라는 수치는 “영화를 70%이상 관람한 사람의 수(복수 시청의 경우 1번으로 카운트)”라고 하는데, 해당 데이터 분석이 진실인지를 어떻게 검증할 수 있을까? 라는 의구심이 생긴다.
- 일반적인 티비 시청률의 경우 방송사가 직접 측정하는 것이 아니라, 방송사 외적인 기관에서 표본조사를 수행한다. 자세하게는 이 기사를 참조하는 것이 좋다.
- 간단하게 말하자면, 수도권/지방 등의 5000명 정도의 가정에 티비 수신기를 설치하고, 특정 시간에 어떤 채널을 보고 있는지를 수신받아서 정리한 것을 말한다. 표본 조사이기 때문에 신뢰도가 구간이 포함되는 것이고.
- 어쨋거나, 이 경우는 방송사와 시청률 측정 기관이 별도로 존재하기 때문에(물론 내부에 커넥션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어느 정도의 객관성이 보장된다. 고 일단은 말할 수 있다.
- 그런데 넷플릭스의 경우는? 공개 첫주 4500만이 측정하였다는 결과를 검증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넷플릭스가 본인들이 분석에 사용한 데이터를 공개하는 방법밖에는 없지만, 넷플릭스가 그렇게 할까?
만약 거짓말이라면.
- 만약 거짓말이라고 해도, 이를 검증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내부 관계자가 “실제로 거짓말이다”라고 용기있는 목소리를 낸다면 가능하겠지만, 굳이 그럴 필요가 있을까? 심지어, 넷플릭스에서 이를 검증하라고 데이터를 공개한다고 해도, 그 데이터가 raw 데이터인지는 어떻게 검증할 수 있을까? 이미 조작된 어떤 데이터라면 아무도 알 수 없다.
반대로 진실이라면.
- 진실이라고 가정을 하고 보면, 넷플릭스 입장에서는 굳이 데이터를 공개할 필요가 없다. 나는 깨끗하고, 진실이 그런데 어쩌라고. 그리고 저 결과 자체는 넷플릭스의 마케팅 측면에서 매우 도움이 된다. 사람들은 저 기사를 보면서 다음 3가지를 생각하게 된다.
- 넷플릭스가 진짜 인기가 많구나.
- 영화 버드박스가 진짜 재밌나 보구나.
- 넷플릭스가 진짜 영화를 잘 만드는구나.
- 세 개 다 이득이다. 손해볼게 없지.
“범인은 바로 너”는 왜 시청률을 공개하지 않았나?
- ‘범인은 바로 너’ 제작진이 밝힌 ‘넷플릭스 시청률 비공개 이유’의 기사를 보면, 넷플릭스의 모든 콘텐츠는 소중하고 따라서 굳이 시청률을 공개할 필요가 없다는 넷플릭스 관계자의 설명이 들어 있다.
- 타당한 이야기다. 넷플릭스는 극장과 다르게 제한적인 리소스를 운영하는 것이 아니며, 일단 콘텐츠를 만들어 두면 회수할 수 있는 주기가 매우 길다.
- 지금은 손해인 것 같더라도 길게 봤을 때 이후 수익이 발생할 수 있다.
- 또한 해당 콘텐츠가 이후에 각광받을 수 있으며, 여러 취향을 반영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도 전혀 손해볼게 없다.
- 다만 의아한 것은 영화 “버드박스”에 대해서는 인기가 많다는 기사를 공개한 반면, “범인은 바로 너”의 경우는 공개하지 않았다는 것이 약간은 의아할 따름.
넷플릭스의 시청자 수와 극장 관람객의 지표는 어떻게 비교되어야 하나?
- 한국 영화계에서 극장 관람객 수치로 유의미한 수치는 1000만이다(물론 1000만은 스크린 독과점 문제와 직결되기 때문에 마냥 좋은 수치라고 할 수는 없고). 1000만은 사실 기이한 수치다. 그리고 요즘에는 “최단기간 1000만”이라는 이상한 기록에도 집착하게 되는데, 이는 모두 영화의 생명 주기를 모두 앞당기는 매우 안타까운 행동들이다 라고 생각한다.
- 아무튼 간에, 1000만을 달성한 영화는 전국민적인 인기를 끈 매우 대단한 영화로 인식된다. 독과점이니 어쩌니 해도 1000만 영화는 진짜 대단 혹은 경이로운 수치다.
- 요즘엔 극장에 개봉하지 않고, 넷플릭스에만 걸리는 영화들이 많아지고 있다. 코엔 형제가 만든 “카우보이의 노래”라,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로마”라거나, 봉준호 감독의 “옥자”라거나.
- 관객수에 연연하지 않고 각자의 예술관에 입각한 좋은 영화를 만들 수 있다는 측면에서는 매우 유의미할 수 있지만, 다르게 말하면, 이 영화가 최소한 관람객 줄세우기 입장에서는 어떤 위치에 있는지 짚어내기가 애매하다.
- 이는 그동안 많은 영화광들이 영화 관객수라는 지표에 얼마나 관심이 많았는지를 혹은 익숙했는지를 말해준다. “관객과 상관없이 좋은 영화는 있다”라고 말해왔지만, 관객이 500만, 600만이 들었다고 하면 관심이 한 번 더 가는 것이 사실이니까.
- 그 측면에서, 넷플릭스 자체 영화가 많이 만들어지고, 넷플릭스가 극장산업을 따로 진행하지 않는 한, 극장 관객의 지표는 점차 옅어질 가능성이 높다. 올해 최고의 영화를 선정해야 할 때, 아마도 “관객수”라는 지표는 반드시 반영이 될텐데, 넷플릭스에서 만든 영화들은 어떻게 되어야 하나, “넷플릭스의 시청자수”와 “극장 관객수”를 어떻게 동일선상에 두고 비교할 수 있을까?
그러니까, 굳이 관객수를 공개할 필요가 있었는가?
- 넷플릭스의 목표는 관객들이 본인의 취향을 좀 더 확고하게 가다듬을 수 있도록 다양한 영화를 만드는 것으로, 나는 생각(혹은 착각) 해 왔다. 그런데, 굳이 특정 영화의 인기를 공개했다는 것, 그것이 나는 약간 당혹스러울 뿐이다.
기타 등등.
- 모든 영화계의 수상 후보에 “넷플릭스 영화”는 제외되어야 하나? 극장은 어쨌든 티켓을 사면 누구나 볼 수 있지만(open), 넷플릭스는 회원제이기 때문에 close 시스템이다. 넷플릭스에서 단편 영화에 대해서 따로 판매를 한다면, 이 또한 오픈이 되지만, 넷플릭스가 굳이 그렇게 할 필요는 없고.
- 닫힌 시스템의 영화들에 대해서도 수상을 하는 것이 적합한지에 대해서 약간의 의문이 들고.
- 지금까지 영화는 극장에서 보는 것이 디폴트인 시스템이었다. 영화를 보다가 끊고 나중에 보는 것, 영화를 작은 화면에서 보는 것 등등 모두 죄악시되었는데, 넷플릭스가 생기고 나서부터는 이런 죄악들(혹은 권위들)이 모두 제거될 것이라고 본다. 제거되는 것이 맞는 것이라면, 제거되어야겠지. 물론 나는 영화를 좋아하니까 그리고 어둡고 조용한 곳에서 큰 화면으로 영화를 보는 것이 익숙하지만 또 내 아래의 세대는 동의하지 않을 수도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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