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리어 구매기 - 샤오미 캐리어를 구매한 이유
4 분 소요
Intro - 왜 갑자기 캐리어를 사는가
- 캐리어를 사기로 했습니다. 대코로나 시대에 여행 갈 일도 없는데 갑자기 왜 캐리어냐 싶지만, 얼마 뒤면 이사도 가야하고 이래저래 캐리어는 제대로 된 게 하나 있어야 할 것 같더라고요. 예전에 씨네21에서 사은품으로 받았던 20인치 캐리어가 하나 있는데, 음, 색깔도 모양도 제 취향이 아닙니다. 무던한 사람은 그냥 들고 다니겠지만, 저는 은근히 제가 가지고 있는 모든 소품에 제 취향이 반영되어 있기를 소망하거든요.
- 아무튼, 그래서 캐리어를 알아보기로 했습니다.
캐리어를 살 때 알아봐야하는 것
크기: 20, 24, 28인치
- 가장 먼저 결정해야 하는 것은, “크기”입니다. 보통 20인치, 24인치, 28인치 3분류로 나뉘며 용도에 따라서 조금씩 다르지만, 3박4일 여행을 많이 간다면, 24인치를 7일 이상 여행을 간다면 28인치를 사는게 적당합니다. 뭐, 20인치는 기내에 들고 갈 수도 있고, 조그맣죠. 제가 지금 가지고 이는 아이가 20인치입니다.
- 개념적으로, 20인치, 24인치, 28인치니까, 용량도 대충 조금씩만 증가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길이가 커지면 부피는 제곱 느낌으로 커지기 때문에, 인치에 따라 용량이 크게 달라집니다.
- 20인치의 경우 약 40L, 24인치의 경우 65L, 그리고 28인치의 경우 100L 정도가 들어갑니다. 네 20인치 두 개 하고도 좀 남는 정도의 용량이 28인치에 들어가는 것이죠.
- 저는 28인치로 결정했습니다. 저는 여행도 좋지만, 원룸 내 수납공간을 원활하게 사용하려는 목적도 있거든요. 원룸 특성상 수납공간 자체가 많지 않은데, 필요하면 캐리어 안에 이불등을 넣어버리고 침대 밑에 넣어두면 꽤 깔끔해지니까요. 그리고 현재 본가에 있는 짐을 조금씩 정리해서 옮기려고 할 때도 24인치보다는 28인치가 무난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물론, 이 경우 28인치 캐리어는 자체적으로 좀 무겁기 떄문에, 수하물 제한 용량을 쉽게 넘어버릴 수도 있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캐리어가 크면 큰대로 짐을 좀 많이 가져가게 되다보니까, 넣다보니 무거워지는 것이죠.
- 또한, 28인치가 자동차 트렁크에 들어갈까? 라는 의문점은 있었습니다만, 트렁크에 안 들어가면 그냥 뒷좌석에 박아넣으면 되니까요.
하드냐 소프트냐
- 보통 머리 속에 떠오르는 캐리어는 아마 ‘하드’일 것입니다. 겉부분이 플라스 혹은 스테인리스로 되어 있어서, 딱 맞춰져 있는 경우를 보통 ‘하드’라고 하죠. 사실 요즘에는 소프트 캐리어는 거의 보기 힘든 것 같습니다.
- 요즘에는 소프트한 캐리어들도 방수가 되기는 한다는데, 아무래도 하드만큼은 아니겠죠. 그리고, 외부의 충격에 소프트캐리어는 아무래도 약하기도 하구요.
- 저는 하드를 사기로 했습니다. 소프트는 아무래도 좀 싸구려 같아 보이는 느낌이 자주 듭니다. 그래서 하드로 결정했죠.
디자인
- 사실, 이전에 말했던 모든 기준들은, 디자인때문에 달라지기도 합니다. 28인치로 확정을 했다고 해도, 막상 캐리어는 24인치에서 예쁜게 제일 많이 나오니까요. 따라서, 24인치 캐리어가 너무 예쁘면, 24인치로 가게 됩니다.
- 저는 그냥 깔끔한 디자인을 좋아했습니다. 그리고 평평할 것, 캐리어가 평평하지 않으면 집에 쌓아두기 힘드니까요.
고려했던 캐리어 후보들
- 고려했던 몇 가지 캐리어 후보들을 정리하였습니다.
- 앞서 말한 것처럼, 28인치에 하드 무난한 디자인의 캐리어로 결정했죠.
Crash baggage - 26인치 화물용 캐리어
- Crash baggage - 26인치 화물용 캐리어는 제가 과거에 꼭 사고 싶었던 소품입니다. 캐리어로서 쓸모를 떠나서, 너무 특이하게 생겨서 꼭 사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 아래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이미 찌그러져 있는 캐리어입니다. 울퉁불퉁한게 마치 석기시대 초콜렛을 보는 것 같기도 하죠.
- 다만, 그래도 저는 제품 자체에 나름의 철학이 있는 걸 좋아하니까요. 이 제품은 “Handle without Care”라는 문구 아래에서 “우리 캐리어는 이미 찌그러져 있어요!”라는 재미있는 경험을 고객에게 전달합니다. 그러니까, 그냥 캐리어를 파는게 아니라 뭐랄까 재미있는 제품을 사는 것이니까요. 어쨌거나, 저 제품이 저라는 사람의 취향을 더 분명하게 드러내주는 제품이기는 합니다.
- 색깔도 매우 다양한 편이고, 좋은데 글쎄요. 신기하게도, 그렇게 좋아했던 캐리어가 이제는 좀 마음에 들지 않더군요. 가격이 약 36만원으로 타 캐리어대비 비싸기도 하고, 집을 구하고 보니, 저 캐리어를 사면 둘 곳이 마땅치 않은 것도 사실이었군요. 저렇게 곡률이 많은 가방은 쌓기도 어려워서 천덕꾸러기처럼 되기 쉽습니다. 그래도 상대적으로 너무 비싼 가격과 애매한 쓸모로 인해서 일단 제외하기로 하였습니다. 나중에 집이 넓어지면 사도록 하죠.
샘소나이트 레드 24인치 블랙 캐리어
- 캐리어의 실물 크기를 좀 봐야해서 샘소나이트 매장에서 좀 보고 왔는데, 샘소나이트레드 매장에서 본 제품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제품이 바로 이 제품입니다.
- 샘소나이트 레드 24인치 블랙 캐리어의 모양은 다음과 같고, 제가 원했던 24인치는 아니었지만, 그 색깔이 무광블랙이라고 해야하나요, 시크하고 깔끔하게 되어있어서 마음에 들더군요. 약간 현대 미술의 소품으로 나올 것처럼 색깔이 기가 막히게 뽑혔습니다.
- 가격도 20만원대로 적당한 편입니다. 만약 28인치가 있었다면, 저는 매우 높은 확률로 샀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28인치는 없었고 좀 애매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포기했죠.
IAB Studio 25인치 캐리어(샘소나이트 레드)
- IAB Studio 25인치 캐리어는 IAB Studio와 샘소나이트 레드의 협업으로 만들어진 캐리어입니다. 샘소나이트 캐리어치고는 가격은 20만원으로 저렴한 편이고, 25인치, 65L를 담을 수 있죠.
- 제가 앞서 말한 디자인에서의 강점이 이 제품에 해당됩니다. 곡률이 적고 직사각형에 유사하게 빤빤하게 만들어졌고, 심플하게 IAB Studio만 적혀 있어서 소위 말하는 간지가 납니다.
- 그리고 취향저격 당하는 포인트는 캐리어를 열었을 때와 캐리어 손잡이를 들었을 때죠. 아래 그림에서 보시는 것처럼 빨간색과 하얀색이 각각 담겨 있습니다. 너무, 너무 예쁩니다. 이런 캐리어는 제가 세상에서 본 적이 없어요.
- 너무 예뻐서 사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지만, 오히려 떡하니 붙어 있는 IAB Studio때문에 제외했습니다. 저렇게 브랜드가 크게 붙어 있는 캐리어는 좀 정이 안 간다고 해야 하나요. 그렇기도 하고, IAB Studio는 디자인과는 별개로 그 품질과 마감에 대해서는 약간의 의문점이 남아 있습니다. 이전에, 만들었던 맨투맨에 대해서도 마감이 좋지 못하다는 평이 있기도 했구요. 물론, 샘소나이트에서 제조한 것이기 때문에 문제가 덜할 수는 있는데, 그래도 왠지 주저하게 되더군요. 디자인은 예쁜데, 제가 IAB Studio에 대한 애정이 크지 않아서 저 로고가 떡하니 붙어 있는 제품을 사는게 좀 이상하더군요.
- 아 근데, 그래도 예쁘긴 진짜 예쁘네요. 못내 아쉽습니다.
무신사 스탠다드 24인치 하드 캐리어
- 요새 무신사에서 자체 상품을 만들고 있습니다. 대부분 심플하게 나오고 무난한 디자인이어서 가성비적으로 매우 훌륭하죠.
- 무신사 스탠다드 24인치 하드 캐리어는 약 9만원이며, 블랙/옐로우/화이트/실버 4가지 색깔이 있습니다.
- 다만, 하드 캐리어는 디자인 적으로 예쁘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최소한 제 기준에서는요. 일단 제가 원하는 28인치도 아닐뿐더러, 제가 생각하는 것보다 각 코너의 곡률이 좀 심한 편이고, 손잡이도 꽤나 곡선이 도드라져서,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아서 제외했습니다.
샤오미 캐리어
- 그러다가 사오미 캐리어를 발견했습니다. 샤오미답게 극단적으로 심플하고, 군더더기가 없습니다.
- 그리고 28인치가 가격이 10만원 안쪽으로 매우 싼 편입니다. 10만원에 깔끔한 형태, 상표 하나 두드러지게 보이지 않아서 지독하게 깔끔해 보이는 이런 캐리어가, 오히려 너무 좋았습니다.
- 네 뭐 결론적으로 말하면 샤오미 캐리어를 샀다는 이야기죠.
wrap-up
- 샤오미 캐리어의 세대별 차이도 좀 정리를 할까 했으나, 사실 그냥 가장 최근에 나온 세대가 제일 좋겠지, 라는 생각에 더 정리해보지는 않았습니다.
- 어떤 소품을 고르든 결국 “남들과의 차별화에 중심을 두어 나의 특성을 돋보이는데 집중할 것인가”와, “반대로 남들과의 동질화에 중심을 두어 최대한 남들과 비슷해보이게 할 것인가”의 사이에서 절충하게 되는데, 결론적으로 샤오미 캐리어는 사실 남들과의 동질성, 놈코어에 적합한 캐리어인 셈이죠. 지극히 무난해서 아무런 티가 나지 않습니다. 샤오미 로고조차 선명하게 박혀 있지 않으니까요.
- 몇 년 더 써봐야 알겠지만, 적당한 가격에 큰 캐리어를 가지게 된 것 같아서 매우 만족합니다. 다만, 아직도 IAB studio의 캐리어는 눈앞에 아른거리네요 호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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