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Boyhood 명장면 - 난 뭐가 더 있을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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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Boyhood 명장면 - 난 뭐가 더 있을줄 알았다

영화 Boyhood - 리처드 링클레이터의 역작

  • 영화 <Boyhood>는 2014년에 나온 영화로, <비포 선라이즈/선셋/미드나잇>으로 유명한 리처드 링클레이터가 감독을 맡은 영화죠.
  • 사실 이 영화는 쉽게 말하자면, 그냥 “한 소년이 12년 동안 (가정과 사회의 변화 속에서) 어떻게 성장해 가는지”를 보여주는, 아주 단순한 영화입니다. “뭐 별 거 없네”라고 할 수 있지만, 똑같은 배우를 사용해서 12년 동안 찍었다는 것이 이 영화의 미친 점이죠(이렇게 쓰면 다큐멘터리인 것 같지만, 드라마입니다. 배우만 똑같을 뿐이죠).
  • 사실, 이 아이디어는 특별하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많은 감독들이 한번쯤은 생각했을 법한 아이디어죠. 그러나, 늘 아이디어는 그저 아이디어일 뿐이고, 실제로 실현시키는 것이 전혀 다른 층위의 이야기이니까요. 그걸 실제로 12년동안 지치지 않고 해내었다는 점에서, 리처드 링클레이터의 집념이 아주 무시무시한 수준이다,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사실 이미 링클레이터는 이런 종류의 작업은 조금은 진행해 왔습니다. <비포 선라이즈>, <비포 선셋>, <비포 미드나잇> 시리즈를 돌이켜보면, 같은 인물에게 영화적 시간의 흐름과 실제 시간의 흐름을 비슷하게 위치시켰다는 점에서 <Boyhood>와 같은 종류의 작품이라고 생각해요.
  • 사실 영화나 드라마를 포함하여 어떤 작품을 사랑하고 몰입하게 되면, 작품이 끝난 다음에도 그 사람들이 계속 살아 있을 것만 같은 기분을 느끼곤 합니다. 마치 어딘가 멀리서 살고 있는 친구처럼(사이버 친구죠). <비포 선라이즈>에서 그때 만난 두 남녀는 정말 시간이 지난 뒤에 만났는가에 답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영화가 <비포 선셋>, 그리고 그 이후를 다룬 영화가 <비포 미드나잇>이죠.

제가 애정하는 영화

  • 영화 <보이후드>는 제가 너무도 사랑하는 영화입니다. 감히 제가 좋아하는 영화 들 중에서 대략 다섯 손가락 안에 꾸준하게 들어온다, 라고 말할 수 있죠. 단순히 저의 평가뿐만 아니라, 많은 평론가들 또한 극찬을 하기도 했죠. 물론, 평론가가 좋은 평가를 했다고 해서 그 영화가 무조건 좋은 영화일 수는 없습니다. 평론가들도 각각 성향이 있고, 각자의 성향이 관객과 맞지 않으면 영화가 별로일 수 있으니까요. 다만, 어떤 지표로서는 고려할 수 있는 셈이죠. 최소한 각 평론가들은 영화에 대해서 일관적인 평가를 하려 노력하니까요.
  • 아무튼, 그래도 이 정도로 압도적인 평점을 가지고 있다면 한번 보시는 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다만, 제목이 “Boyhood”인 것처럼 “소년”에게는 어필할 수 있는 이야기들이 있습니다만, “소녀”에게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게 만들어졌는지는 의문이 있습니다. 제 여자 친구의 경우 이 영화를 별로 재미있어하지 않더군요. 물론 표본이 1명으로 매우 적어서 왜곡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만.

12년 동안의 허구

  • 앞서 말한 것과 같이, 영화 <보이후드>는 한 소년의 12년 동안의 성장기입니다. 영화를 찍은 실제 시간은 12년의 변화가 담겼고, 그 안에서 발생하는 영화적 시간 또한 12년이지만, 영화적 사건은 허구죠.
  • 다만, 12년 동안 찍은 것이기 때문에, 그 사건들이 마치 그곳에서 “실제로” 발생한 것 같은 느낌이 들뿐 아니라, 그 인물들 또한 그 사건을 “실제로” 겪은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그들이 실제로 그 사건들을 겪은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말이죠.
  • 다만, 영화 속에서 이야기되어지는 많은 사건들은 소년들이 자라면서 겪을 법한 보편적인 사건들을 담고 있습니다. 출연한 배우는, 아마 그 나이 즈음의 어딘가에서 본인이 실제로 겪을 법한 사건들을 찍고 있는 것이죠. 그래서 사람들이 흔히 다큐멘터리로 혼동하거나 이 영화의 내용을 “실화다”라고 혼동하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음, 뭐 사실 그 이야기들이 배우가 실제로 겪은 사건은 아니지만, 배우와 우리들이 대부분 비슷하게 겪은 사건들일 테니, ‘semi-실화’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Scene - 난, 뭐가 더 있는 줄 알았다

  • 좋아하는 영화를 이야기하면 늘 이렇듯이 서론이 길어집니다. 영화는 주인공인 소년, 메이슨(Mason)의 시점으로 진행됩니다. 다만, 영화의 마지막 즈음에 메이슨이 대학교에 가게 되어, 짐을 싸고 있을 때, 엄마는 자꾸만 우울해하고 있습니다.

Mom: [Mason is leaving for college] This is the worst day of my life.

  • 오늘은 내 인생에서 최악의 하루야.
  • leave for college: “대학교를 향해 떠나다”는 의미입니다. “leave for home(집을 향해 떠나다)”

Mason: What are you talking about?

  • 엄마, 무슨 이야기를 하는 거예요?
  • talk about SOMETHING: 그냥 “talk something”이라고 해도 상관없습니다만, “talk about something”이라고 하면 좀 더 강조하는 느낌이 있게 되죠. 한국말로 번역해도 비슷해요. “그거 얘기해봤어?”와 “그거에 대해서 얘기해봤어?”는 어감상 뒤의 문장이 조금 더 강조하는 느낌이 있죠.

Mom: [Starts crying] I knew this day was coming. I just… I didn’t know you were going to be so fucking happy to be leaving.

  • [울기 시작하며] 나는 오늘 같은 날이 올 거라는 걸 알고 있었다.
  • 나는 그냥, 나는 몰랐다. 네가 떠나는 걸 진짜 기뻐할 거라는 건 몰랐어.

Mason: I mean it’s not that I’m that happy… what do you expect?

  • 나도, 그냥 행복하기만 한 건 아니에요. 엄마는 무엇을 기대했던 거예요?
  • it's not that ~: “~만한 것은 아니에요”를 의미하죠. 본문에서 “it’s not that I’m happy”의 의미는 따라서, “행복하기만 한 것은 아니에요”라고 번역하는 것이 가장 적합합니다. 비슷하게 “It’s not that simple(간단한 것만은 아니에요)”나, “It’s not that bad(나쁘기만 한 것은 아니에요)”같은 표현들이 있죠.

Mom: You know what I’m realising? My life is just going to go. Like that. This series of milestones. Getting married. Having kids. Getting divorced.

  • 너는 지금 내가 뭘 깨닫고 있는지 알고 있니?
  • 내 삶은 그냥 흘러가는 대로 흘러갈 거야. 그렇게, 어떤 삶의 단계들을 거쳐서.
  • 결혼을 하고, 아이들을 가졌고, 이혼을 했지.

Mom: The time that we thought you were dyslexic. When I taught you how to ride a bike. Getting divorced… again. Getting my masters degree. Finally getting the job I wanted.

  • 네가 난독증이 있다고 생각하던 시절이 있었지. 너에게 자전거를 타는 법을 알려주는 시절도 있었고.
  • 다시 이혼을 했지. 그리고 석사 학위를 받았고. 마지막으로, 내가 원하던 직업도 가졌어.
  • dyslexic: “난독증”을 의미합니다.

Mom: Sending Samantha off to college. Sending you off to college. You know what’s next? Huh? It’s my fucking funeral! Just go, and leave my picture!

  • 그리고 사만다도 대학에 보냈지. 그리고 이제, 너도 대학으로 보내고 있다.
  • 이제 다음에 뭐가 있을 줄 아니? 이제 진짜 내 장례식밖에 안 남았어.
  • 그냥 가버려, 내 사진들만 남기고 모두 가져가!
  • send you off to college: 어감상 대충 “너를 대학으로 보내다”정도의 의미이기는 합니다만, Cambridge 사전에서 “send sb off”의 경우 “to order a sports player to leave the playing area during a game because they have done something wrong”의 의미, 즉 “퇴장당하다”의 의미를 가진다고 합니다. 본 문장에서 정확히 의미하는 “보내다”정도의 의미를 없는 것처럼 보여요. 다만 FreeDictionary에서는 본 대사에서 담고 있는 의미인 “~로 가는 ~를 환송해주다”의 의미도 가지고 있습니다.

Mason: Aren’t you jumping ahead by, like, 40 years or something?

  • 앞서 나가지 말아요 엄마. 아직 40년 혹은 그 정도로 남은 일이에요.
  • jump ahead: “to do something before other people do it”, 즉 “남들보다 앞서서 선수 치다”정도의 의미를 가집니다. 우리가 보통 사람들이 지나치게 빨리 생각하면 “앞서 나가지마”라고 하죠. 같은 의미라고 보시면 됩니다. “Don’t jump ahead”는 “앞서 나가지마”라는 말이죠.

Mom: I just thought there would be more.

  • 나는 그냥, 거기에 뭐가 더 있을 줄 알았다.

Wrap-up - Boyhood to Motherhood

  • 영화 제목은 Boyhood입니다. 그리고 주연도 소년이죠. 하지만 저 장면에서 알 수 있듯이 우리의 유년기는 보통 “Motherhood”, 어머니의 삶을 바탕으로 나아갑니다. 이혼을 하고, 이사를 하고, 많은 고통들 속에서 아이들은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힘이 없습니다. 그저 엄마를 바라보고 있을 뿐이죠. 본인만을 바라보고 있는 아이들을 보면서 엄마는 바쁘게 지냅니다. 공부를 하고, 일을 하고 돈을 벌어서 아이들을 키워내죠.
  • 시간이 지나고, 아이들이 떠나갑니다. 아이들은 점차 친구들을 만나고, 자신만의 삶을 만들어가죠. 그리고, 불행히도 그곳에 어머니의 존재는 점차 미약해집니다. 엄마는 문득 느끼죠. “내 삶은 도대체 어디 있는 걸까?”라고요. 이 영화는 “소년기의 성장기”를 말하고 있는 동시에 “엄마라는 사람의 삶”을 말하고 있기도 합니다. 저 영화를 볼 때, 저 대사에서 마음이 무너져내리는 것만 같았습니다. 저는 이제 알고 있습니다. 제 삶이, 저의 행복이, 저의 취향이 모두 엄마의 존재로 가능해졌다는 것을요.
  • 덧 1. 에단 호크를 좋아합니다. <보이후드>를 보게 된 이유도, 에단 호크가 나왔기 때문이에요. 에단 호크/위노라 라이더/벤 스틸러 가 함께 나온 <Reality bites>라는 영화를 통해서 좋아하게 되었죠. 아, 그리고 이 영화는 <백수생활백서>라는 책을 통해서 알게 되었었고요. 다음에는 저 영화를 한번 소개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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